마크코리아 특허법률사무소
파트너/미국변호사 정환오
안녕하십니까~ 정환오 미국변호사 입니다.
마시모(Masimo)와 애플(Apple) 사이의 애플 워치 특허소송에서 미국 배심원단이 마시모 측의 손을 들어 주면서, 애플에게 약 6억 3,400만 달러(약 9,000억 원)의 손해배상 평결이 내려졌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배상액 규모가 크다는 점만이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가 특허상 ‘환자용 모니터(patient monitor)’에 해당할 수 있는지라는 쟁점을 중심으로 치열한 법리가 다투어진 점에서 눈길을 끌었는데요.
마시모는 의료용 모니터와 맥박 산소 측정(pulse oximetry) 기술로 알려진 미국 의료기기 회사로, 애플이 자사의 맥박 산소 측정 관련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해 애플 워치에 산소포화도 측정 기능 등을 구현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문제된 특허는 저전력 맥박 산소 측정 기능과 관련된 미국 특허 제10,433,776호로, 애플은 이미 2022년에 특허가 만료된 환자 모니터링 기술이라고 주장했지만, 배심원단은 이 특허의 4개 청구항 모두가 애플 워치에 의해 침해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이번 재판의 핵심은 기술적 세부사항의 공방도 있었지만, 결국 특허 청구항에 등장하는 ‘patient monitor’라는 용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즉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을 어떻게 하는 것이 타당한 가 였습니다. 애플은 ‘환자용 모니터’란 병원에서 사용하는 계속적으로(clinical, continuous) 모니터링 하는 장비로서, 중요한 의료 사안을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는 장비를 의미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애플 워치는 사용자가 일정 시간 가만히 있을 때 특정 알림이 작동하는 구조이므로, 기존 의료기기처럼 연속적으로 환자를 모니터링하는 장비가 아니며, 특허상 ‘환자용 모니터’ 범주 안에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마시모는 애플이 스스로 애플 워치를 “세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심박수 모니터”라고 홍보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애플 워치의 심박수·산소포화도 측정 기능과 심박수 이상 알림 기능은 실제로 의사와 환자들이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데 활용되고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환자 모니터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본 것입니다. 마시모는 애플의 내부 문서와 마케팅 표현, 그리고 애플 측 전문가 증언을 근거로 대부분의 청구항 요소가 충족된다는 점을 입증했고, 남은 쟁점은 ‘patient monitor’라는 용어를 좁게 볼 것인지, 넓게 볼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배심원단은 ‘환자용 모니터’라는 개념을 병원용 장비에만 한정하지 않고, 환자나 사용자에게 의료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생체 신호를 측정·알림하는 장치 전반을 포함하는 것으로 폭넓게 해석했습니다. 그 결과 애플 워치도 특허상 ‘patient monitor’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았고, 그에 따라 애플의 해당 특허 침해를 인정하였는데요. 이처럼 한 단어의 해석에 따라, 애플 워치와 같은 소비자용 웨어러블 기기가 의료기기 특허의 보호범위 안으로 들어오는지가 갈린 셈입니다.
배심원단은 2020년부터 2022년 사이 판매된 약 4,300만 대의 애플 워치가 문제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았고, 손해배상액으로 미화 6억 3,400만 달러를 책정했습니다. 마시모는 애당초 약 6억 3,400만~7억 4,900만 달러의 로열티 범위를 제시한 반면, 애플은 300만~600만 달러 수준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하였는데, 배심원단은 결국 마시모가 제시한 하한선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이 평결은 캘리포니아 중부연방지방법원에서 소비자 기술 제품을 둘러싼 특허 분쟁으로는 손꼽히는 대규모 배상 평결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또한 미국 연방법원 소송뿐 아니라 ITC(국제무역위원회) 수입금지, 그리고 영업비밀 소송까지 동시에 진행되는 복합 분쟁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합니다. 앞서 ITC는 마시모의 다른 특허 침해를 이유로 일부 애플 워치 모델의 미국 수입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고, 애플은 관련 기능을 비활성화한 모델을 내놓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한편 마시모는 애플이 자사 핵심 인력을 스카우트하여 기술과 노하우를 빼갔다며 영업비밀 소송도 제기했으나, 해당 재판에서는 mistrial이 선고되어 재심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6억 3,400만 달러 평결은 마시모 입장에선 이러한 장기전에 속한 하나의 승리라고 볼 수 있으며, 현재 진행중인 다른 소송에도 마시모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크게 되었습니다.
마시모는 이번 결과를 자사의 혁신과 지식재산을 보호하는 의미 있는 승리로 평가하며, 의료기술 개발에는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에 제대로 된 특허 보호가 없다면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기술 투자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반면 애플은 이번 평결에 동의하지 않으며 항소를 하겠다고 하고 있는데요. 애플은 마시모가 소비자 제품을 직접 판매하지 않는 의료기기 회사에 불과하다는 점, 그동안 주장된 많은 특허가 무효로 판단되었다는 점, 그리고 이번 사건의 특허 역시 이미 만료된 과거 의료 모니터 기술이라는 점을 들어, 만료된 기술을 근거로 최근 웨어러블 혁신을 과도하게 제약하는 평결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허나,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애플의 주장은 이번에 내려진 평결을 뒤집기엔 부족해 보입니다.
결론
이번 사건을 통해, 무엇보다도 특허 청구항 용어의 해석이 승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허 명세서에서의 문언, 출원 당시의 정의뿐 아니라, 이후 회사 내부 문서, 마케팅 표현까지 모두가 나중에 법정에서 청구항 해석의 intrinsic or extricsic evidence (내적 혹은 외적 증거)로 제시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은 미국에서의 특허 분쟁이 손해배상 소송으로만 끝나지 않고 ITC 수입금지, 세관(Customs) 단계의 승인 다툼, 영업비밀 소송 등으로 확산되며 복잡한 입체전으로 전개될 수 있기에 향후 두 회사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미국을 주요 시장으로 삼는 한국 기업이라면, 제품 기획 단계부터 미국·유럽 경쟁사의 특허를 검토하고, 자사 특허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시길 바라며, 필요하시다면 ITC 리스크까지 고려하는 종합적인 IP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웨어러블 시대에는 기술 자체뿐 아니라, 그 기술을 둘러싼 특허 전략이 곧 시장 접근권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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