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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주요 미국 특허소송 판례 정리: ① 아마존 APEX 제도의 주의점

MARKKOREA 2025. 12. 10. 16:04

마크코리아 특허법률사무소

파트너/미국변호사 정환오

hwanoh@markkorea.com

안녕하십니까~ 정환오 미국변호사 입니다.

다사다난 했던 2025년도 한 해도 벌써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25년도를 마무리 하며 올 한 해 미국 특허소송 관련 판결 중에 의미가 있는 것들만 모아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시간으로, Lighting Defense Group v. SnapRays 사건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Lighting Defense Group v. SnapRays 사건은 요즘 아마존의 APEX(Amazon Patent Evaluation Express)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권리를 행사하고자 하는 특허권자들에게 “어디 법원 관할까지 해당하는가”라는 현실적인 질문에 답을 주는 판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블로그에서는 사건의 경위를 먼저 정리하고,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이 어떻게 관할권을 인정했는지, 그리고 한국 기업·특허권자에게 어떤 실무적 의미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사건 개요 – 아마존 APEX로 시작된 특허 다툼

피고인 Lighting Defense Group(“LDG”)은 델라웨어 설립, 애리조나에 본점을 둔 미국 회사로, 콘센트 덮개(전기 콘센트 커버)에 관한 미국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LDG는 유타주 회사인 SnapRays(상호 SnapPower)가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콘센트 커버 제품이 자신의 특허를 침해한다고 보고, 2022년 아마존의 Patent Evaluation Express(APEX) 프로그램을 이용해 침해 신고 하였는데요.

APEX는 특허권자가 아마존에 “이 상품이 내 특허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면, 중립적인 평가자(neutral evaluator)가 서면 절차로 침해 여부를 간이 판단하는 제도입니다. 판매자는 세 가지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합니다.

    1. 평가절차에 참여하여 방어를 하거나,
    2. 문제된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거나,
    3. 아무 행동도 하지 않으면, 일정 기간 후 아마존이 해당 상품을 자동으로 내려버립니다.

LDG가 APEX를 시작하자 SnapRays는 “우리는 침해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받기 위해, LDG를 상대로 유타 연방지방법원에 특허 비침해 확인소송(Declaratory Judgment)을 제기했습니다. LDG는 자신은 유타와 아무 연고가 없다며 관할권 부존재를 이유로 각하를 신청했고, 1심 법원은 “LDG의 행위는 워싱턴주에 있는 아마존을 향한 것이지, 유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관할권을 부정하고 각하했습니다. 이에 SnapRays가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하였습니다.

2. 쟁점 – 아마존 APEX 신청만으로도 유타 법원의 관할이 생기는가?

“특허권자가 아마존 APEX 프로그램에 침해 신고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특허권자에 대해 침해가 주장된 판매자의 본거지(유타주) 법원이 특정 관할권(specific personal jurisdiction) 을 행사할 수 있는가?”

특허소송에서 피고(여기서는 LDG)에 대한 관할권이 성립하려면, 연방순회항소법원은 통상 Xilinx 판례에서 정리된 3단계 테스트를 적용합니다.

    1. 피고가 포럼 주(여기서는 유타)의 주민을 향해 목적적으로 활동을 지향했는지
    2. 그 활동과 소송상 청구가 “발생(arises out of) 또는 관련(relates to)” 되어 있는지
    3. 그 주에서 관할권을 행사하는 것이 공정하고 합리적인지(reasonable and fair)

1심은 “LDG의 모든 행위는 워싱턴주에 있는 아마존으로 APEX 신청서를 보낸 것뿐이며, 유타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보았고, 그 결과 위 세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3.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판단 – “APEX는 단순한 경고장이 아니다”

연방순회항소법원은 만장일치로 1심을 뒤집고, 유타 연방법원이 LDG에 대한 특정 관할권을 가진다고 판결했습니다.

첫째, “목적적으로 지향된 활동(purposefully directed)” 요건에 대해, 법원은 LDG가 APEX 신청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점을 잘 알고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 LDG는 SnapRays가 유타에 소재한 회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 APEX 정책상, SnapRays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아마존이 제품 리스트를 자동으로 삭제하게 됩니다.
    • 따라서 LDG의 APEX 신청은 사실상 “유타에 있는 SnapRays의 매출과 영업활동을 직접 겨냥한 조치”였습니다.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이를 단순한 “경고장 발송”과는 다르게 보았습니다. Avocent, Red Wing Shoe 등 기존 판례에서 연방순회항소법원은 “특허권자가 단순히 경고장(cease and desist letter)을 보냈다는 이유만으로는 상대방의 본거지 법원에 관할권이 생기지 않는다”고 반복해 왔습니다.

그러나 APEX는 단순 경고장이 아니라, 아무 대응을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리스팅이 내려가는, 일종의 “사법 외(司法外) 집행 수단(extra-judicial enforcement mechanism)”에 가깝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이 점이 바로 Avocent 사건에서 말한 “단순한 경고장보다 ‘더 많은 것(the more)’”에 해당한다고 본 것입니다.

둘째, “청구가 그 활동으로부터 발생 또는 관련되었는지”라는 요건에 대해, 법원은 SnapRays의 비침해 확인청구가 바로 LDG의 APEX 신청이라는 집행 행위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이 요건은 자연스럽게 충족된다고 보았습니다. LDG의 APEX 신청은 SnapRays의 유타 내 마케팅, 판매, 기타 활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었고, 이번 소송도 그 행위에 대한 반응으로 제기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공정성과 합리성(reasonableness)” 측면에서도, LDG가 의도적으로 APEX를 통해 SnapRays의 영업을 위협하는 조치를 취한 이상, 이로 인해 유타 법원에서 관할권이 발생한다고 해서 부당하거나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LDG는 다른 주의 회사를 대상으로 하는 강력한 집행 수단을 사용한 것이므로, 그 회사의 본거지에서 소송을 감수하는 것은 예측 가능하고 정당하다는 논리입니다.

4. 기존 판례와의 관계

LDG는 연방대법원의 Calder v. Jones, Walden v. Fiore 판결을 근거로, 단지 “피해자가 사는 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만으로는 관할권이 인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연방순회항소법원이 기존에 Avocent, Red Wing Shoe 등에서 특허 경고장만으로는 관할권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점을 강조하였는데요.

이에 대해, 연방순회항소법원은 다음과 같이 답변하였습니다:

  • Avocent/Red Wing 라인의 핵심은 “특허권자가 단지 침해 경고장을 보내는 것만으로는, 그 자체가 포럼 주를 ‘목적적으로 지향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경고장은 상대방이 무시할 수도 있고, 즉각적인 법적·경제적 제재가 자동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 반면 APEX는 “무시할 경우 자동으로 리스팅이 내려가는 제도”로, 특허권자가 이 제도를 작동시키는 순간 상대방의 매출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이러한 자동·강제적 성격 때문에 APEX를 단순한 경고장과는 질적으로 다른 집행 행위로 보았고, 따라서 기존 Avocent/Red Wing 판례와 모순되지 않는다고 설명하였습니다.

5. 대법원 상고 및 그 이후 – 판례로 굳어지는 흐름

LDG는 이 판결이 Calder/Walden 라인을 과도하게 확장한다며 미국 연방대법원에 상고허가신청(청원, certiorari)을 하였으나, 대법원은 2025년 3월 24일자로 해당 신청을 기각하여,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즉, 현재 기준으로는 “아마존 APEX를 통해 특정 주에 있는 판매자의 리스팅을 직접 겨냥해 집행 조치를 취한 특허권자는, 그 판매자의 본거지 주에서 제기되는 비침해 확인소송에 대한 특정 관할권을 원칙적으로 인정받게 된다”는 법리가 연방순회항소법원의 구속력 있는 판례로 자리 잡았습니다.

6. 한국 기업·특허권자에게 주는 시사점

이 판결은 한국 기업 입장에서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중요합니다.

첫째,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한국 기업(셀러) 입장입니다.

만약 한국 회사가 미국 아마존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어느 날 미국 특허권자가 APEX를 통해 침해를 주장한다면, 이제 그 특허권자를 상대로 “나의 본거지 관할”에서 비침해 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습니다. 물론 이 사건에서는 판매자의 본거지가 미국 유타였지만, 향후 한국 회사가 미국 내 자회사·지사 또는 물류·판매 거점을 운영하는 경우, 그 지역 법원에서 관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둘째, 아마존 APEX를 통해 특허권 집행을 고려하는 한국 특허권자 입장입니다.

국내 기업이 미국 특허를 가지고 있고, 경쟁사 또는 모조품 판매자를 APEX로 제재하려고 하는 경우, 이제는 “어느 주에서 소송에 휘말릴 수 있는지”를 미리 계산해야 합니다. APEX를 통해 특정 셀러의 리스팅을 겨냥하면, 그 셀러의 본거지 주 법원에서 비침해 확인소송을 당할 위험이 상당히 높습니다. 즉, APEX는 편리한 집행 수단인 동시에 “어디서 소송을 당할지”를 넓혀 버리는 양날의 검이 된 것입니다.

또한, 기존에는 “경고장은 웬만하면 보내도 관할권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APEX와 같이 자동 집행 기능이 결합된 플랫폼 기반 절차에서는 Avocent/Red Wing식 안전지대가 크게 좁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특허권자가 미국 시장에서 플랫폼을 통해 권리를 행사할 때는, 단순한 내용증명/경고장과 APEX 같은 프로그램을 전략적으로 구분해서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7. 마무리

Lighting Defense Group v. SnapRays 사건은 “플랫폼 기반 집행수단을 사용하면 그 플랫폼이 있는 곳(워싱턴의 아마존)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타격을 받는 판매자의 본거지에서도 관할권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환경에서 한국 기업은 셀러이기도 하고, 때로는 특허권자로서 타인을 제재하는 입장에 서기도 합니다. 이 판례는 단지 아마존 APEX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등장할 다양한 온라인 권리집행 시스템(플랫폼 내 신고·차단 프로그램 등)에 그대로 연동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미국 특허권 집행이나 방어 전략을 세우실 때, 단순히 “어느 주에서 소송을 제기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어떤 플랫폼 제도를 작동시키는 순간, 어디 법원까지 관할권을 포함하게 되는가”를 함께 고려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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